갈등하는 이유와 갈등에 대처하는 지혜
채경선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가족상담학과 교수)
효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기반하여 ‘관계’라고 말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만남, 관계의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과 받음으로 ‘만남’이 시작되었고 그 만남은 세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만남, 형제와의 만남, 친구, 스승, 그리고 이웃,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의 일상과 삶이 됩니다. 어찌보면 행복과 기쁨 그리고 슬픔과 아픔은 이런 만남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감정들입니다. 아내와 남편은 좋은 만남을 꿈꾸고, 부모는 자녀와 감사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제자는 스승과 존경의 만남을, 친구는 따뜻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좋은 만남의 기대와 달리, 때로는 갈등하며 서로를 힘들게 합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며 갈등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 갈등의 이유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모, 부부로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하는지 참 잘 모릅니다. 부모는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연습하거나 훈련받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창조되었고,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이유가 되는지 모릅니다. 따라서 ‘모름’으로 인한 갈등에 대처할 수 있는 그 첫째 지혜는 ‘알아가는 것’입니다. 부부간에 서로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고 부부의 역할에 대해 연습하며, 부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랑하는 법은 무엇인지 알아가야 합니다. 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며 의도적으로 대화하며 서로 끊임없이 알아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갈등하는 이유는 ‘다름’ 때문입니다. 서로가 다른 점은 많은 부분에서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연령, 성별의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 10대들의 말을 이해하고 해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60, 70대의 어르신들의 삶의 질고 와 그 지혜를 어떻게 10대와 20대들이 다 알 수 있을까요? 언어가 다르고 이해의 폭이 다릅니다. 또한 태어난 모양새, 기질도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이미 잠재 되어 있는 선천적 심리 경향을 가지며, 또한 태어나서부터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동기요인에 의해 선택적으로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그것은 하나의 경향성을 이루게 되어 자신이 일하고 있거나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서 아주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름’으로 인한 갈등에 대한 대처방법은 ‘인정’입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은 다릅니다. 달라도 너무나 다릅니다. 인간은 그 다름의 차이 인정하지 못하고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높아짐이 죄가 되었고 그 죄로 인해 인간은 고통하며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를 고치려 하거나 나와 같이 되도록 강요하는 순간부터 갈등은 시작됩니다. 다름은 놀라운 하나님의 창조 질서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그리고 나와 너가 다르지만 함께가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성장해가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셋째, 우리가 갈등하는 이유는 ‘아픔’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듣고 기억하는 다른 사람들의 견해에 의해 주로 해석되어 집니다. 이런 면이 ‘관계’가 주는 영향력입니다. 인간은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불안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죽음과 병 그리고 수고해야 하는 등 많은 한계를 지닌 존재입니다.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공격과 어쩔 수 없는 경쟁, 비난을 서로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만남은 수용하고 안아주는 치유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아프고 상처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죄와 한계, 불안, 상처, 아픔을 돌아보아 줄 수 있는 수용적 만남을 찾으며 그 만남은 회복과 성장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의 만남 가운데 갈등과 위기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삶이 골칫거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삶은 갈등의 연속이지만 치료와 회복 또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함께’ 사는 이유, 우리 만남이 존재하는 연유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이유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사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의 죽으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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