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는 리더십의 기본이자 영향력이다.

김종두(효학박사, 한효총 사무총장)

리더십의 수많은 정의(定義) 중에 “리더십은 영향력(influence)이다.”라는 표현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영향력(影響力)은이란 ‘그림자 영’, ‘울릴 향’, ‘힘 력’의 합자이니 그림자처럼 은은하게 울리는 힘을 뜻한다. 즉 상대방과 좋은 관계(relation)를 유지하고 모범(model)을 보이며 후원자(mento)로 역할을 할 때 나오는 힘이다. 리더십의 또 다른 표현은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이 재미 있다.”는 말이다. 가정에서 자식이 부모를, 군대에서 부하가 지휘관을, 기업에서 직원이 사장을, 종교집단에서 성도가 성직자를 좋아하게 되면 리더의 영향력은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좋아하게 되는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효(HYO)이다. 가족사랑, 세대공감 등으로 표현되는 효는 좋은 관계와 본보기이고 멘토에게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딴 종목을 ‘효자종목’,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효자상품’이라고 한다. 근래 한국의 대중음악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는 단연 트롯트 음악인데, 근자에 여러 방송국에서 주최한 트롯트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가수들은 노래도 잘 하지만 평소 효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경연 첫무대에서 “홀어머니를 지켜드리기 위해서 나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임영웅’, “할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해서 ‘효도합시다’ 음반을 내놓은 ‘정동원’, “아버지께 신장을 이식해드려서 국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가 트롯트로 재기한 ‘양지은’ 등은 모두 효자, 효녀이고 국민평가단들로부터 더 큰 성원을 받았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효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경전에 제시된 내용에서도 효는 리더십의 기본이면서 영향력임을 알 수 있다. 『효경』에 “[리더가 효를 적용하면]가르침이 엄숙하지 않아도 이루어지고 그 정치가 엄하지 않아도 다스려 진다, 리더(선왕)는 그것을 가르침으로써 백성을 교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삼재장).”, “[리더가 효를 행하면]그 성원들은 [리더를] 경외하면서 사랑하고, 법도로 삼으면서 본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도덕교육을 이룰 수 있고, 그 정치적 명령을 실시할 수 있다(효우열장).”고 했다. 『성경』에 “부모는 먼저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알리고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데살로니카전서 2:8).”고 했고, 불교경전인 『부모은중경』에 “효는 모든 선(善)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범망경』에 “효는 수행자의 삶의 기준과 준거, 죄악을 범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다.”라고 했다.

또한 『논어』에 “리더(군자)는 근본을 세우는데 힘써야 하며 근본이 서면 길과 방법이 저절로 생긴다. 효(孝)와 우애(弟)는 인(仁)을 이루는 근본이다(학이편).”라고 했고, 『맹자』에는 “자기 집 노인을 공경하여서 그 마음의 다른 집 노인을 공경하는데 까지 미치게 하고 자기 집 어린이를 사랑하여서 그 마음의 다른 집 어린이를 사랑하는데 까지 미치게 한다. 이렇게 마음을 쓴다면 천하를 쉽게 이끌 수 있다(양혜왕 상).”고 했으며, 『명심보감』에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한다.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효행편).”라고 했다. 『중용』에도 “효는 사람(리더,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하며 사람의 일을 잘 전술(傳述)하는 것이다.”, 『시경』에 “나의 아내에게 모범이 됨으로 해서 형제에 이르고, 집안과 나라를 거느린다.”고 나와 있다.

리더십은 ‘리더 ․ 팔로어 ․ 상황요인’이라는 3대 구성요소의 역동적 관계에 의해 발휘된다. 그리고 ‘리더’와 ‘팔로어’에게 영향을 주는 ‘상황요인’에는 ‘효(HYO)’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효를 행하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 효를 행하는 팔로어와 그렇지 않은 팔로어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데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家和萬事成).”는 표현에도 효리더십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리더십 학자들의 표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리더십은 리더가 바라는 방식으로 임무를 달성하도록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예술이다(샤무엘).”, “리더십이란 기대와 상호작용 속에서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스토그딜).”, “리더십의 출발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문제의 핵심임을 확신하는데 있다(몽고메리).”고 했는데, 효(HYO)야말로 리더십의 기본이면서 영향력임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