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쓰는 효이야기(3) : 효의 영문 표기 [HYO]에 대하여

                                                                김종두(한효총 사무총장,전 국방대/경민대/성산효대학원 교수)

효를 영문으로 표기하면 ‘HYO’다. 이는 ‘Home of Young & Old’ 또는 ‘Harmony of Young & Old’ 등의 첫 글자를 딴 약자이다. ‘Family’가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이니셜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효는 보통명사이면서 고유명사인 까닭에 ‘김치(Kimchi)’, ‘태권도(Taekwondo)’, ‘불고기(Bulgogi)’, ‘시조(Sijo)’ 등처럼 우리 발음 그대로를 표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에는 효를 ‘HYO(효)’가 아닌 ‘filial piety(효도)’로 표기함으로써 효에 대한 인식을 굴절 또는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필자는 대학에서 효를 강의할 때 “효는 영문으로 ‘김치(Kimchi)’나 ‘태권도(Taekwondo)’처럼 ‘효(HYO)’라고 표기하고 ‘filial piety(효도)’와는 의미상으로 구별해야 한다. 그 이유로 효는 ‘내리사랑’과 ‘올리효도’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효의 영문 표기에 있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HYO’에서 ‘H’에 한 해석이‘Harmony’,‘Happiness’, ‘Health’, Helf’, ‘Heaven’ ,'Honor' 등 다양하다는 점인데, 이에 대한 주장과 견해에 대하여 살펴본다.

첫째, HYO는 Home of Young & Old, 또는 House of Young & Old의 약자라는 견해이다. 즉 효는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 등 온가족이 하나 되는 삶을 추구하는 덕목으로 봐야 한다는 것으로, 1970년도부터 가나안농군학교 김평일(金平一) 교장이 교육에서 적용해 왔다. 둘째, HYO는 Harmony of Young & Old의 약자라는 견해이다. 즉 ‘젊은세대(자녀)’와 ‘노년세대(부모)’의 하모니라는 시간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2003년도부터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최성규(崔聖奎) 총장이 교육에 반영해 왔다.

셋째, HYO는 Humanity between of Young & Old의 약자라는 견해이다. 즉 효는 young(젊은이, 자녀)과 old(노인, 부모)가 추구하는 인도(人道: 인간이 가야할 길)라는 뜻으로, 2008년도부터 ‘효와 행복 연구소’ 소장인 고영기 박사가 주장해 왔다.  넷째, HYO는 Happiness Of Young &Old의 약자라는 견해이다. 즉 효는 young(젊은이, 자녀)과 old(노인, 부모)가 행복하기 위한 조화적 노력이라는 뜻으로, 필자가 2016년도부터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효와 행복’이라는 주제 강의에서 강조했던 내용이다. 행복은 인간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인간관계는 가족관계가 시작이라는 것이 행복연구가들의 중론이다.

다섯째, “HYO는 Harmony of Your & Our의 약자라는 견해이다. 즉 효는 너와 나의 것(시간, 공간, 물질)과의 조화라는 의미로, 2023년도부터 총신대학교 정규훈 교수가 주창한 내용인데, 여기서 ‘Your & Our’는 하모니를 추구하는 당신들과 우리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성과 남성 등 공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HYO(효)’는 Home(House) of Young & Old라는 가정윤리와 가족사랑의 '시간적 의미'와  Young & Old라는 ‘시간적 의미’와 Your & Our라는 ‘공간적 의미’, Happiness of Young & Old 및 Your & Our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행복의 조건적 의미’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 13일, 서울의 강동구효인성문화원에서 ‘효인성지도사6기’ 수료식이 있었다. 김재성 원장과 이순행 부원장(효학박사)이 운영하는 강동효인성문화원은 서울에서 효인성교육지도사를 양성, 배출하는 유일한 교육원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수희(李秀姬) 강동구청장이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자리를 함께 했고, 국민의힘당 전주혜(全珠惠) 의원과 민주당 이해식(李海植) 의원, 그리고 다수의 시, 구 의원이 참석하여 축하해주었다. 개회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내빈소개, 동영상 시청, 수료 및 자격증 수여, 표창수여, 김재성 원장의 인사말씀, 내빈축사, 발전기금 전달식 및 답사, 기념촬영 및 폐회 순으로 진행된 이날의 행사는 글자 그대로 ‘성황(盛況)’ 그 자체였다.

그중 인상에 남는 장면은 이수희 구청장의 축사였다. “저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지난 5기로 수료한 동문입니다. 제가 김재성 원장님으로부터 본 과정을 소개받으면서 ‘효인성지도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HYO라는 글자를 보고나서 단박에 알게 됐습니다. 젊은이(Young)와 노인(Old), 당신들( Your)과 우리들(Our)이  조화(Harmony)를 추구하는 노력이라는 의미 때문입니다. 이 복잡한 세상에서 여당과 야당, 스승과 제자, 여성과 남성, 이웃 간에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갈등 문제를 치유하는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옛말에 “지혜는 용어의 정의에서부터 비롯된다.”라고 했다. 이런 이유에서 효(孝, HYO)라는 용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자설(字說)의 관점에서 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