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과 기본의 중요성, 그리고 보편적 가치 孝

- 五倫 ․ 五常 ․ 五敎와 효(HYO)의 연계성 중심 -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인간은 가치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 방향을 선택한다.”, “인간은 가치 지향적 존재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본’과 ‘가치’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논어』에도 “리더는 근본을 세우는데 힘써야 하며, 근본이 서면 길과 방법이 절로 생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에서 요구되는 ‘기본’과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오륜(五倫)’ · ‘오상(五常)’ · ‘오교(五敎)’, 그리고 ‘효(孝, HYO)’를 들 수 있다.

‘오륜’은 인륜 질서 유지에 기본이 되는 다섯 덕목으로 『맹자』에 나오는 ‘친(親) · 의(義) · 별(別) · 서(序) · 신(信)’을 말한다. 즉 “부모와 자식은 친함이 있어야 한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역할에 대한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부부유별(夫婦有別)’,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어야 한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 “벗과 벗 사이에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오상’은 인간의 삶에서 항상 있어야 할 다섯 덕목이다. 이는 ‘인(仁) · 의(義) · 예(禮) · 지(智) · 신(信)’으로, 맹자(孟子)가 주창한 ‘인의예지’와 동중서(董仲舒)의 ‘신’을 합친 것이다. ‘인(仁)’은 ‘불쌍한 것을 보면 가엾게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側隱之心)’의 단서이고, 의(義)는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은 미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의 단서이며, 예(禮)는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며 남을 위해 사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의 단서이고, 지(智)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의 단서이다. 그리고 신(信)은 ‘자신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 믿음을 주는 마음’인 ‘광명지심(光名之心)’의 단서를 말한다.

‘오교’란 다섯 가지의 기본 가르침으로 ‘부․모․형․제․자’에 해당하는 ‘의(義) · 자(慈) · 우(友) · 공(恭) · 효(孝)’를 말하며 『서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의로워야 한다”는 ‘부의(父義)’, “어머니는 자애로워야 한다”는 ‘모자(母慈)’, “형은 우애로워야 한다”는 ‘형우(兄友)’, “아우는 공손해야 한다”는 ‘제공(弟恭)’,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자효(子孝)’이다. 다산 정약용은 이를 「원교(原敎)」에서 ‘오교’라 명명(命名)하면서 “오교를 줄이면 효제자(孝弟慈)가 되는데, 이를 더 줄이면 효제(孝弟)이고, 또 더 줄이면 효(孝)라 하였다. 자식에 대한 자애로움[慈]과 형제간 우애[弟]는 효를 하면 절로 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교’는 ‘효’다.”라면서 교육의 기본을 ‘오교’로 보았다. 그러면서 『중용』에서 “본성에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고 말하는 ‘교(敎)’와 『맹자』의 ‘친(親) · 의(義) · 별(別) · 서(序) · 신(信)’을 ‘오교’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효는 덕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난다(孝德之本也 敎之所由生也)”는 『효경』과 “효제는 인을 이루는 근본이다(孝弟也者其爲仁之本與).”라는 『논어』의 내용에서 보듯이 ‘효’는 ‘올리효도’와 ‘내리사랑’의 의미를 포함한다. 그리고 효의 영문자인 ‘HYO’의 이니셜로 보면 ‘하모니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Harmony of Young & Old)’라는 ‘시간적 의미’와 ‘하모니를 추구하는 당신들과 우리들(Harmony of Your & Our)’이라는 ‘공간적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효’는 부자(父子)의 윤리이고 ‘효도’는 자식(子息)의 윤리인 것이다.

우리는 예부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소중한 가치로 여겨 왔다. 그 예가 서울의 동서남북에 세운 사대문(四大門)과 중앙에 세운 보신각(普信閣)이다. 동쪽에 ‘흥인지문(興仁之門)’을 세워 ‘인(仁)’을 일으키고, 서쪽에는 ‘돈의문(敦義門)’을 세워 ‘의(義)’를 두텁게 하며, 남쪽에는 ‘숭례문(崇禮門)’을 세워 ‘예(禮)’를 숭상하고, 북쪽에는 ‘홍지문(弘智門)’을 세워 ‘지(智)’를 넓히며, 중앙에는 ‘보신각(普信閣)’을 세워 믿음[信]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우리가 흔히 버릇없는 사람을 ‘싸가지가 없다’고 하는데, 여기서 ‘싸가지’는 ‘네(四)가지’, 즉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뜻한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 예컨대 가정에서 영아를 유기하고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나,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괴롭히는 행위, 사회에서는 지하철 막말남과 가짜뉴스 등이 난무하는 작금의 현상은 기본을 소홀히 해온 탓이다. 따라서 윗물이 맑지 않고서는 아랫물이 맑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가정에서는 부모다움을, 학교에서는 교사다움을, 사회에서는 어른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가치 지향적 삶을 유도하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가치이자 덕목인 효를 바탕으로 ‘오륜’ · ‘오상’ · ‘오교’를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