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총칼럼 제 0023호]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Ⅱ]

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Ⅱ]

 김종두(효학박사,한효총사무총장)

<<  효의 기본원리로 본 효 교육의 이유   >>

누군가가 “효를 왜, 가르쳐야 하나요?”라고 물어 온다면, 우리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명쾌하게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혹자는 “효는 백행지원(百行之源)이므로”, “부모님 은혜에 보답해야 하므로”, “효는 인륜질서의 근본이므로” 등으로 설명하지만 상대를 공감케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효가 갖는 5가지의 기본원리’를 들어 설명하곤 한다. 본디 원리(原理)란 ‘근본이 되는 이치’, 또는 ‘기초가 되는 근거’라는 뜻이니, 효의 기본원리는 바로 ‘효를 해야 할 근본이 되고 기초가 되는 이치’이다. 이런 점에서 ‘효 교육의 이유’를 ‘효의 5대 기본원리’의 첫 글자를 딴 ‘경・사・관・덕・자’와 연계해서 설명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경), 효는 경천(敬天)의 원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천은 하늘을 우러러 공경한다는 의미로, 경외(敬畏)의 뜻이 포함된다. 부모자식의 관계를 ‘인륜’보다 ‘천륜’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하늘을 경외해야하기 때문이다. 불효자에게 “넌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라고 호통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천의 삶을 보여준 인물로 뤼순 감옥에서 ‘敬天(경천)’의 글씨를 남긴 안중근(安重根) 의사를 들 수 있다. 여기서 ‘경천’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효경』에 “효는 하늘이 정해준 불변의 도리이다(孝天之經也).”라고 했고 『성경』에는 “부모를 거역하는 것은 성령을 거역하는 것이니 반드시 사망케 한다.”고 했다.

둘째(사), 효는 사랑과 공경의 원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효를 행하는 사람은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웃어른을 공경하기 마련이다. 관련 인물로는 효녀 가수 현숙을 들 수 있다. 『효경』에는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는다(愛親者不敢惡於人 敬親者不敢慢於人).”고 했고, 불교경전에도 “부모를 사랑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어린이를 사랑하고 높은 지위에 올라 나라를 위해서 이치를 구현한다.”고 했다.

셋째(관), 효는 관계와 조화의 원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가족관계를 잘하는 사람은 이웃과 사회,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기 마련이다. 해당 인물로는 ‘울지마 톤즈’ 영화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를 들 수 있다. 이 신부는 어머니에게 향한 효심을 톤즈의 국민에게까지 사랑을 실천했다. 『효경』에는 “부모를 섬기는 사람은 윗자리에 있어도 거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으며 같은 무리와 함께 있어도 서로 다투지 않는다(事親者 居上不驕 爲下不亂 在醜不爭).”고 했고, 『맹자』에 “자기 집 어린이를 사랑하여서 그 마음이 다른 집 어린이를 사랑 하는데 까지 미치게 하면 천하를 손바닥에 넣을 수 있다(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 可運於掌).”고 했다.

넷째(덕), 효는 덕성과 의로움의 원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효를 하는 사람은 따뜻한 마음으로 의로운 삶을 살아간다. 해당 인물로는 충무공 이순신을 들 수 있다. 충무공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나라와 백성을 향한 덕성과 의로움으로 승화시켰다. 『효경』에 “효는 덕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난다(孝德之本也 敎之所由生也).”고 했고, 『순자』에는 “효는 의를 따르는 것이지 부모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孝子從義不從父).”라고 했다.

다섯째(자), 효는 자기성실과 책임의 원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효에는 세 단계가 있다. 첫째는 부모를 걱정시키지 않는 ‘낮은 단계’, 기쁘게 해드리는 ‘높은 단계’, 자식 스스로 잘되는 ‘더 높은 단계’의 효이다. 해당 인물로는 시각장애인이면서 자기성실과 책임의 효를 통해 미 백악관 장애인 담당 비서관에 오른 경영우 박사를 들 수 있다. 『맹자』에 “어버이를 기쁘게 하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자신에게 성실하지 못하면 어버이를 기쁘게 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성실하게 하는 데에는 방법이 있으니, 선(善)에 밝지 못하면 자신이 성실해질 수 없을 것이다(悅親有道 反身不誠 不悅於親矣. 誠身有道 不明乎善 不誠其身矣).”라고 했고, 다산 정약용은 『대학공의』에서 “효는 내가 나의 몸을 닦는 것이다(孝者 吾之所以修身也).”라고 했다.

효는 인간관계를 덕스럽게 해주는 가치이자 덕목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이 부모이고, 그 다음이 형제자매인데, 효는 공동선(共同善)의 최우선 가치로서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덕목으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경・사・관・덕・자’, 즉 ‘효의 5대 기본원리’를 통해 효 교육의 이유를 설명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