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효문화 중심은 대전이다.
조홍규(효지도사, 전 대전효문화센터원장)
필자가 대전의 효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2007년도에 고(故) 오원균(吳元均, 1946~2015) 원장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오 원장이 운영하던 효지도사 양성과정에 입교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일종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그 시작이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충청(忠淸) 지역은 옛날부터 계백과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윤봉길, 유관순, 김좌진, 한용운 등 충효정신을 대표하는 위인이 많이 태어난 곳이고, 필자가 60여 년 동안 살아온 대전에는 중구 침산동에 뿌리공원이 위치해 있으며, 효행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효문화진흥원이 자리하게 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효의 고장이다. 특히 “대전을 대한민국의 효 중심 도시로 만들겠습니다.”라고 2010년도에 공약을 내걸었던 염홍철(廉弘喆) 시장의 시정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효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성산효대학원대학교와 한국 효학회 주관으로 추진했던,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일에 참여한 것이다. 대전효교육원이 중심이 되어 2011년도에 대전 시민을 대상으로 100만인서명운동을 전개한 일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7년도에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국회에서 제적 의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효문화진흥원을 대전에 유치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이때는 황인화 회장을 비롯한 효행수상자효도회원, 효행봉사단 등 많은 시민이 대전역과 서대전역, 대전종합터미널 등을 비롯한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서명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었다.
필자는 2013년도부터 대전효문화센터장으로서 현재의 한국효문화진흥원이 개원(2016년 3월)되기 전까지 3년여 동안 대전의 효운동 책임을 맡아 본 경험이 있다. 대전효문화센터는 대전시에서 급여가 지급되는 3명의 직원과 함께 효지도사 양성을 비롯한 효지도협회 결성 및 관리운영, 효문화진흥의 업무를 맡아 추진했다. 실제 대전시로부터 이러한 업무를 위임받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한 사람이 오원균 박사였다. 오박사는 효운동을 ‘양파운동’과 ‘3․3․3칭찬운동’, ‘스승존경운동’ 등으로 승화시키면서 ‘K-HYO’ 용어를 만들었고, 여러 권의 저서를 내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2015년 10월 불의(不意)의 쯔쯔가무시병에 걸려 69세의 이른 나이에 작고하여 많은 이에게 안타까움을 남기신 분이다.
필자가 15년 여 동안 대전에서 효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거나 관망해왔던 내용을 기초로 삼아 발전 지향적 측면에서 몇 가지 내용을 제안해 본다. 첫째, 효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예전과 같이 효지도사를 양성하고, 양성된 효지도사를 통해 건전한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등 효운동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그 대상은 초․중․고교 효교육을 지원함은 물론 핵가족시대의 입시위주 교육풍토를 감안한 학무모교육도 포함하여야 한다. 둘째, 효행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일이다. 대전시에는 현재 3천 오백여 명의 효지도사들이 배출돼 있다. 이들 중에서 시간과 여건이 가능한 분들이 참여하는 효행봉사활동을 펼치는 일은 내 부모공경 뿐 이니라 이웃 어른에 이르기까지 ‘이웃사랑’ ․ ‘인류봉사’라는 광의(廣義)의 효, 친친애인(親親愛人)의 효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시행방식은 목욕봉사, 급식봉사, 장애인시설 청소봉사, 장애인 산책 및 이동봉사 등을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다.
셋째, 효문화 확산을 위한 세미나와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일이다. 지금은 효문화진흥원에서 이와 비슷한 세미나를 개최하고는 있지만, 공공기관에서 하는 세미나와는 차별화된, 이미 배출된 효지도사를 대상으로 효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재교육을 겸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넷째, 효실천모범사업자 선정 및 효행사레 경진대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일이다. 그 이유는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이러한 사업은 한국효문화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것 보다는 민간단체에서 자생적으로 하거나, 효문화진흥원이 지원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효는 좁게는 부모공경과 자식사랑 등 ‘혈연중심의 가정윤리’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가정에서 부모형제자매간에 나누던 사랑의 정을 이웃과 사회, 나라와 자연으로 확대하는 ‘관계중심의 하모니윤리’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효는 자식이 부모에게 향하는 ‘효도(孝道, filial piety)’의 뜻이 포함된 ‘하모니의 효(HYO: Harmony of Young & Old의 약자)’ 의미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대전시가 대한민국의 효 중심도시로서 효문화 진흥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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