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성공과 ‘하모니의 효(HYO)’

                                                                               김종두(효학박사, 한효총 사무총장)

 리더십에는 수많은 정의가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리더십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스톡 딜은 “리더십의 정의는 리더십을 정의하려는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많다.”고도 표현 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리더십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며, 영향력이다(몽고메리).”라는 정의로 매우 설득력을 갖는다. 과거 리더십(leadership)은 전통적으로 리더(leader)와 배(ship)의 합성어로 이해되었다. 즉 리더십을 선장(leader)이 배(ship)를 목표지점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으로 본 것인데, 초기에는 선장의 역할에 무게를 두고 이론연구가 이뤄졌으며, 리더의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특성론(1920~50), 리더의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는 행동론(1950), 리더와 구성원에게 영향을 주는 상황에 의해 좌우된다는 상황론(1970) 등이 그러하다. 이러다가 현대로 오면서 배(ship)는 ‘리더·팔로어·상황요인’이라는 리더십 3대 구성요소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움직이는 ‘과정(process)’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리더십 연구는 현대로 오면서 효과성 제고와 영향요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새로운 장르의 리더십이 등장했다. 즉 범람하는 지식정보와 글로벌화된 무한 경쟁시대의 도래로 인해 인본주의와 신뢰의 중요성, 그리고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변화와 혁신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조직 구성원의 성품과 인격이 조직문화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자각이 점차 일어나고 높은 이상과 도덕적 가치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의식을 고양시킴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동기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1980년대를 기점으로 변혁적 리더십이 등장했다.
 
변혁적 리더십은 조직 내·외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전통적 리더십 이론으로는 목표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기존의 안정적 환경을 전제로 했던 전통적 리더십 이론들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장르의 리더십이 필요했는데, 그 핵심은 조직의 유연성과 혁신에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리더십의 패러다임은 구성원의 신념·욕구·가치 등에 기초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조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도 구성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인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런 흐름에 맞춰 등장한 것이 ‘서번트 리더십’을 비롯한 ‘슈퍼리더십’, ‘셀프리더십’, ‘원칙중심 리더십’, ‘팔로어십’, ‘가치 중심 리더십’, ‘윤리적 리더십’, ‘감성적 리더십’, ‘오센틱 리더십’, ‘가버넌스리더십’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의 흐름 저변에는 하모니의 효(HYO)라는 인본주의적 보편적 가치가 깔려 있다.
 
‘하모니의 효’가 현대 리더십의 성공요인이라는 이유는, 어떤 유형의 리더십이든 리더와 팔로어, 상황이라는 세 구성요소가 내면적으로 하모니를 이루지 않고서는 조직이 추구하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이뤄낼 수 없으며, 그 하모니는 곧 인간관계로 이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효는 본디 동심원(同心圓)의 원리로 작용됨에 따라 나와 가족의 하모니가 친친애인(親親愛人)으로 이어져 넓게 확산된다. 그래서 효를 좁게는 가족사랑, 가정윤리 등 가족구성원 간의 하모니로 해석하지만, 넓게는 세대공감을 비롯한 스승과 어른, 제자와 어린이, 이웃과 사회, 나라와 자연 등과의 하모니로 확대하여 해석한다. 그래서 효는 Taekwondo(태권도)나 Kimchi(김치)처럼 우리 발음 그대로인 HYO(효)로 표기하며, 이는 Harmony of Young & Old의 이니셜이다. 그래서 HYO는 Filial piety(효도)와는 다른 것이다.
 
문화의 세기로 불리는 21세기 와서는 효에 대한 바른 해석이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그 이유중에 하나는 ‘문화적 상대성(cultural relativity)’ 때문이다. 이는 나라의 문화가 다르면 리더십의 원형이 다르고, 조직의 문화가 다르면 리더십의 원형이 달라진다는데 기인한다. 즉 타문화권(他文化圈)에서 개발된 리더십 이론을 적용할 때는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을 자문화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에서 그 동안 서구의 리더십 이론에 대해 지나치게 일반화 했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한국적 리더십 이론 탐색의 노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현대에 와서 리더십의 지배적인 요인이 ‘문화의 흐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핵가족 시대에 가족간 갈등상황이 증가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안정된 리더십 발휘가 어렵다는 점에서, 가족간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하모니의 효(HYO)’야 말로 한국적 리더십의 성공요인이자 핵심가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