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HYO)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조성윤(전 경기도교육감, 한효총 고문)

사람들은 흔히 “효가 살면 교육이 살고, 교육이 살면 나라가 산다.”고 한다. 『효경』의 첫 문장에도 “효는 덕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난다(孝德之本也 敎之所由生也)”고 나와 있다. 원래 효는 가정윤리, 가족사랑으로 해석함에서 알 수 있듯이 가정에서 부부관계를 시작으로 부자관계, 형제관계, 친인척관계로 확대되는 보편적 가치로 작용한다. 그래서 효의 영문은 HYO(효, Harmony of Young & Old의 약자)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본디 효는 백행지원(百行之源原)인 까닭에 가정의 인간관계가 이웃과 사회로 이어지고, 나아가 나라사랑과 자연사랑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40년 성상을 교육현장에서 학생과 교사들과 함께 하면서 경험한 바 있다.

 

교육은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이라는 세 마당에서 이루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역은 가정이다. “세살버릇 여든 간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등은 가정의 중요성을 교육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지켜져야 할 가치가 효이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효교육이 모든 행동의 근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정은 교육기능과 함께 도덕기능과 경제기능을 가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능이 교육기능이다. 그래서 헤겔은 “교육은 인간을 도덕적으로 만든다.”고 했고,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도덕의 학교다.”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다행히 효교육을 살리기 위해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효행장려법」과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 두 법을 잘 살려 나가기만 해도 대한민국의 교육은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2007년도에 제정된 「효행장려법」의 제1조(목적)에 “아름다운 전통문화유산인 효를 국가차원에서 장려함으로써 효행을 통하여 고령사회가 처하는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외에 세계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였고, 제5조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에서 효행교육을 실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영유아어린이집, 사회복지시설, 평생교육기관, 군, 교도소 등에서 효행교육을 실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2015년도에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의 제1조(목적)에 “대한민국헌법에 따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면서 제5조(인성교육의 기본방향)에는 “인성교육은 가정 및 학교와 사회에서 모두 장려되어야 하고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고려하면서 장기적 차원에서 계획되고 실시되어야 하며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대 하에 다양한 사회적 기반을 활용하여 전국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8가지를 핵심 가치 및 덕목으로 지정해 놓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육에는 수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인간교육이 가장 중요하고, 그 교육은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보여주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 내용은 효를 가르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부모를 섬길 줄 모르는 사람과는 벗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는 인간의 첫걸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나 “말로 가르치면 따지고 몸으로 가르치면 따른다(以言敎訟 以身敎從)”는 『논어집주』, 또한 “최선의 교육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에 실려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효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효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만큼의 왕도는 없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노인 자살률은 가장 높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효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효를 살리는 길이고,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