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를 가르쳐야 세상이 밝아진다.
김종현(효학박사, 전 부원중 교장)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역사가인 랑케는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것은 군사력도 아니고, 경제력도 아니요, 국토의 크기도 아니다. 그것은 곧 그 나라 국민의 도덕적 에너지다"라고 했다. 이렇듯 우리에게 지금 시급한 것은 바로 이 도덕적 에너지이다. 원래 도덕이란 ‘길(道)’과 ‘덕(德)’이 합해져서 이뤄진 말이다. 즉 도는 인간이 마땅히 행해야 할 올바른 길이나 규범이며, 덕은 그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일종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결국 도덕은 국가의 근간이며 생명인 셈이다. 때문에 무너져 가는 사회 기강을 바로 잡으려면 뭐니 뭐니 해도 도덕성 재무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효는 마땅히 자녀들이 실천해야 하는 의무임을 철저히 가르치지 않으면 효행은 멀어진다. 자녀들에게 효를 가르치는 가정은 희망과 미래가 있고 청소년들에게 부모 공경을 가르치는 학교는 명문 학교가 될 것이다. 그러한 가정과 학교가 많으면 겨레가 밝아질 것이다. 효는 교육의 으뜸이요, 뿌리이기 때문이다. 즉 효도라는 효행에 대한 근본정신만 있으면 그것이 동심원(同心圓)으로 작용되어서 위로, 옆으로 널리 퍼져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시되고 있다. 요즈음 펜데믹(pandemic)시대, MZ시대 속에서 고개 숙인 남자들이 많은데, 오래 지속되면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버지는 가정의 가장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고, 가정의 제사장이 되어야 하며, 넓고도 엄한 사랑으로 자식들과 아내로부터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몇 년 전에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효에 대한 이야기 중에 부모에게 불효를 하는 자식은 하나님께서 죽이라고 하셨다.”는 설명을 해주자 장남이 반기를 들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어찌 자식을 죽이라고까지 했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성경에서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출 21:17)”는 구절을 읽게 했더니 두 아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필자가 교장으로 재임하는 3년 동안 2000여 학생들에게 "효가 살아야 나라와 겨레가 산다."는 내용을 골자로 효 교육을 적용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나름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만을 강조하는 학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혁하여 더불어 사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민주 시민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따뜻함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더욱 존중받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불효자는 얼굴을 내밀지 못할 뿐 아니라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가장 큰 덕목인 사회를 우리 모두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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